민식이법 30M 앞, 어린이 보호구역입니다.

  스쿨존(School Zone)이란 어린이 보호구역으로도 불리며, 교통사고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 기 위해 지정된 구간이다.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2015년도부터 2018년도까지 매 년 400건이 훨씬 넘는다. 이에 따른 사망자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스쿨존에서 어린 이 교통사고를 더 줄이겠다는 취지로 개정된 도로교통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안이 2019년 12월 10일 국회를 통과해 2020년 3월 25일부터 시행됐다. 이 법안이 바로 우리가 각종 매체들을 통해 한번쯤은 들어봤을 ‘민식이법’ 이다. 이 글에서는 민식이법이 왜 만들어졌는지, 어떠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지, 왜 요즈음 화제가 되고 있는지에 대 해 다룰 것이다. 과연 민식이법은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취지에 부합하는 좋은 법일까?

 

민식이법이 생기게 된 이유

 

  2019년 9월 11일 충남 아산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 당시 운전자는 시속 23km로 주행 중이었고 반대편 차선은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들이 늘어서 있어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사고를 당했던 민식이도 마찬가지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였고 차들이 멈춰있던 상황이었으며 반대편에 서 있는 가족을 향해 신호등이 없는 횡 단보도를 뛰어 건너기 시작했다. 운전자는 반대편 차선의 신호대기 중인 차들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민식이를 보지 못했고 결국 민식이는 사망하게 되었다. 이 일에 대해 민식이의 아버지 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개제하였고 당시에 수많은 청원동의를 얻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 과, 민식이의 이름을 딴 법안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출처 : KBS

 

민식이법의 내용

 

  민식이법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 를 가중처벌 하는 내용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과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 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을 담고 있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2건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에 신설된 내용을 보면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 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과속 단속카메라, 과속 방지턱, 신호등 설치의 의무화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식이법이 개정을 요구받는 이유

 

  요즈음 민식이법의 개정을 요구하는 많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재된 민식이법 개정청원 글은 민식이법이 시행되기 전인 2020년 3월 23일 게재되어 한달만에 약 35만명의 사람들의 동의를 얻었다. 민식이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재한 글에는 어린이 보호구역내 사고 시 가중처벌 및 신호등, 과속카메라 설치의무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적혀있다.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이 청원에 동의했다. 그런데 실질적인 법안으로 이 내용이 명시되자 사람 들이 민식이법에 대해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린이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민 식이법의 어떤 부분에 대해 사람들은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일까.

  도로교통법 제 12조 3항에 “차마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행하여야 한다.” 라는 내용이 있다. 이 중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행하여야 한다.” 라는 말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이 말은 기 준을 정해 옳고 그름을 따지는데 있어서 다소 모호한 표현이다. 현재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라는 말은 스쿨존 내 어린이와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운전자의 과실이 있다면 ‘민식이법의 처벌 대상이 된다.’ 라는 의미로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출처 : KBS

  보험개발원 통계를 보면 2018년 운전자 과실 비율이 20% 미만인 경우가 702명으로 전체 대 비 약 0.5% 수준이다. 즉 대부분의 경우에 보행자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운전자의 과실이 일정부분 이상 인정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사고들에는 어린이보호구역 제한속도를 위반하거 나 불법유턴을 하다가 어린이를 차로 친 경우와 같이 운전자의 과실이 명백한 경우도 있겠지만 불법주정차들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어린이, 주변을 살피지 않고 무단횡단을 하는 어린이 들과의 사고 등 운전자의 과실이 있다고 보기 힘든 경우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도 운전자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민식이법의 처벌을 피하기 힘들다. 즉 운전자가 조심 해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고 이 경우에도 민식이법의 처벌을 받기 때문에 운전자의 입장에서 는 다소 억울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경우일 것이다.

[출처: https://blog.naver.com/yunvestor1/221876001449]

  민식이법이 시행된 후 민식이법 적용 첫 사례가 될 뻔한 사고가 있었다. 운전자는 어린이 보호 구역에서 대략 시속 20km 정도의 속도로 서행중이었으나 반대편에서 앞만보고 갑자기 뛰어드는 어린이를 차마 피하지 못하여 사고가 발생하였다. 결과적으로는 해당 어린이의 나이가 만 13세를 갓 넘긴 상태였기 때문에 만 13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적용되는 민식이법의 적용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아이가 만 13세 미만의 어린이었다면? 해당 운전자는 민식이법의 처벌대상이다.

 

[출처 : 세계일보]

  위의 사진은 민식이법의 악용 사례이다.
  택시의 블랙박스 영상으로 택시는 스쿨존 내를 서행하고 있고 왼쪽의 아이가 반대편에서 자전
거를 타고 다가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갑자기 아이가 방향을 틀어 택시에 부딪혀 사고가 발생한
다. 아이의 부모는 민식이법을 들먹이며 합의금 100만원을 안 주면 신고하겠다고 하였고 이에 
택시기사는 70만원을 주고 아이의 부모와 합의하였다. 영상을 통해 보면 갑자기 방향을 트는 아
이를 피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이 상황에서 피해자가 과연 자전거를 탄 아이인지 의문이 드는 부
분이다. 이와 같이 운전자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는 법 적용에 대한 의문점, 악용사례들이 민식
이법 개정요구에 대한 수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이끌어내게 되었다.

 

민식이법의 개정은 필요하다.

 

  민식이법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 과속단속카메라, 과속 방지턱, 신호등 설치를 의무화 하고 처
벌수위를 높임으로써 어린이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보았을 때는 분명 바람직한 법이다. 
스쿨존 내에서 과속하는 차량, 신호를 어기는 차량에 의한 사고는 의심할 여지없이 민식이법에 
의해 강화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어린이의 안전을 위한 법을 누가 반대하겠는가. 그러나 앞서 
소개했던 내용들은 취지가 완벽한 이 법의 이면을 보여준다. 앞만 보고 달리는 아이들, 주정차
된 차량들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아이들 등 스쿨존 내에서 피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들이 
운전자를 덮친다. 그리고 많은 운전자들이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법규를 지키며 운전했음에도 
이러한 변수들로 민식이법의 적용을 받을 지도 모른다. 물론 운전자에게 과실이 없어 보이는 사
고여도 운전자의 과실이 인정되어 왔던 것은 민식이법 때문만은 아니다. 민식이법 그 이전부터 
위와 같은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어린이 안전에 유의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운전자의 과실이 인정
되어 왔다. 법 적용 이전에 운전자의 상황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운전자의 
명백한 잘못에는 합당한 벌을 주고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운전자의 상황을 보다 현실적
으로 바라보고, 법의 유연한 적용을 함으로써 억울하게 처벌받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이에 대한 
민식이법의 개정은 분명 필요하다.

 

작성자 : 물류전공 17학번 김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