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3호/항공대 한눈에 보기

2018년 대동제

by 은익짱짱 2020. 4. 27.

 

 

 항공대학교 축제

 

 먼저 대학에 간 친구들에게 대학 축제에 대한 '썰'을 들으며 미래에 대학 축제를 즐기는 나를 상상하곤 했다. 대학 진학 후 총학생회 활동을 하며 한 명의 학생으로서뿐만 아니라 축제 진행을 도와주는 역할로서도 축제를 즐기다 보니, 남들보다 축제를 더 진하게 느꼈다고 자부한다.

 

 마침 올해 교지에 2018년을 돌아보는 코너를 추가한다는 소식을 들은 후, 작년 축제 진행의 기획에서부터 마지막까지 도운 일원으로서 우리 학교 대동제 '항공 大 잔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첫날

 

 아침에 축제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학생회관 앞으로 나온 나는 상상도 못한 정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트럭 2~3대에 온 탁자 및 의자는 눈대중으로 봐도 각각 몇 백개는 넘어 보였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하차 작업에 물류 전공의 가장 기본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쯤, 축제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가 끝났다.

 

 오전 10시, 각 단위 및 동아리들이 준비한 마당사업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항공대 축제가 시작되었다. 많은 부스들이 먹거리 위주를 마당사업을 진행한 것과 달리 항공운항학과는 전통적으로 해오던 오곱을 프로그램으로 내세웠고,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와 항공교통물류학부도 물 풍선 맞추기 게임과 헤나로 다른 단위들과 차별점을 두며 학우들의 관심을 끌었다. 물론 마당사업 프로그램만 축제의 시작을 알린 것은 아니다. 학생회관 앞에서는 플리마켓, 인생 네컷, 옛날 영화 포스터들로 만든 포토존 등 작년 대동제의 명칭이 '항공 大 잔치'임을 강조하듯 레트로의 감성을 살리는 여러 가지 볼 거리를 제공했다.

 

 학생회관 앞에서 진행하던 행사들이 다 정리가 될 때 즈음, 운동장으로 여러 푸드트럭들과 주점들이 들어왔다. 2018년 봄, 교육부에서 권고한 '술 없는 축제' 여파로 많은 학교 대동제들의 주점 운영이 불가했으나, 우리 학교는 총학생회가 '술 심부름'을 하는 형태로 '주류 판매 주세 법령'을 피해 가며 주류 판매를 가능하도록 하였다.

 

 노을이 지며 무대에서는 동아리들의 공연이 진행되었고, 수업이 끝난 학생들은 무대로 서서히 모여들었다. 해가 완전히 지고 난 선선한 저녁, 운동장 테이블에는 술과 음식을 즐기는 학생들로 가득했고, 어둡지만, 축제의 열기로 학교의 밝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잘년 축제에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더 가까이서 공연을 관람하도록 무대 바로 앞에 '항대존'을 설치하고 학생증을 소지한 학우분들만 출입 가능하게 하였다. 특히 공연이 무르익고 축제의 꽃이라 불리는 연예인 공연이 시작되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사고 위험이 컸다. 다행히도 운이 좋았는지, 별 탈 없이 항대존 입장을 마감했고, 헤이즈와 볼빨간 사춘기의 공연이 차례대로 이어졌다. 이때, 재밌는 일화가 있는데 헤이즈 등장 전에 신예 아티스트 칼라의 무대가 잠깐 있었다. 칼라가 자신의 이름을 검새해 줄 것을 요청하자, 학생분들이 모두 일제히 검색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기명르 토했다. 이 날의 무대 마지막 순서로는 에어비트의 공연이 있었는데, EDM 비트와 함께 많은 학우분들이 항대존으로 뛰어들어 노는 것이 인상 깊었다.

 

 축제의 공식 일정은 모두 종료됐지만 학생회, 자원봉사단의 일정은 끝나지 안항ㅆ따. 여기서 나는 아침에 느꼈던 경악스러운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되었는데, 아무리 학우들이 즐기던 자리를 스스로 치우고 떠났다 해도 쓰레기가 정말 많았다. 큰 페스티벌이나 행사 후 무분별하게 쓰레기가 버려지는 실태에 대한 뉴스가 매년 나오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즐거움 속 작은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씁쓸함을 마음에 담아 둘 시간은 부족하였다.

 

 둘째 날

 

 자정이 지났지만, 첫째 날이 완전히 마무리 되지는 않았다. 새벽에 필자를 포함한 총학생회 부원들이 둘째 날의 깜짝 이벤트인 보물찾기 행사 상품 종이를 숨기고 있었는데, 많은 학우들이 보물을 찾지 못할 거라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하지만 자신만만한 태도가 근자감이라는 사실을 숨긴 사람들만 모르고 있었따. 시작하자마자 하우들은 총학생회 부원들을 비웃들이 빠른 속도로 보물이 적힌 종이를 찾으며 이벤트 개시 후 한시간 안에 절반이 넘는 보물 종이를 쟁탈해 갔다. 특히 강의동 테라스 문 앞 난간 아래 비장의 무기로 숨겨놓았던 뿌링클 쿠폰도 사라져 버렸따. 그렇게 허탈함만 남긴 채 잠이 들었었다.

 

 둘째 날의 아침이 밝았다, 전체적인 일정은 전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0시부터 공식 일정이 시작되었는데, 첫날에 볼 수 없었던 다른 단위 및 동아리가 마당 사업을 개시하였다. 재료공학과와 학생복지회의 경우 공동으로 부스 하나를 사용하였는데, 삼겹살과 비빔면을 세트로 판매해 치명적인 냄새로 학우들의 발검음을 이끌었다.

 

 첫날에는 단체전 같은 동아리들의 공연이 주가 되었다면, 둘째 날은 '항공대 갓 탤런트'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개인전의 느낌이 강하게 풍겼다. 장르와 종류를 불문하고 자신의 끼를 뽐내는 참가자분들의 모습은, 학생 수가 4,500명 남짓인 작은 학교지만, 재능 있는 학우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 전날보다 더욱 신나는 연예인 라인업은 마찬가지로 학우분들의 기대를 끌기에 충분하였다. 청하의 시원한 무대와 창모의 신나는 랩은 학교를 정말 축제판으로 만들었다. 다른 학교보다 남학생의 비율이 높은 항공대는 창모를 놀라게 하였고, 항공대 학우들은 그런 창모의 공연에 더 큰 호응을 보내며 우리 학교의 넘치는 흥을 보여주었다.

  

 공연이 다 끝나고 마찬가지로 정리를 할 시간이 다가왔는데, 첫날보다 훨씬 힘들었다. 전날은 다음 날에도 탁자와 의자를 모두 쓰기 때문에 쓰레기만 주워도 괜찮았지만, 둘째 날에는 쓰레기와 탁자 및 의자까지 모두 정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축제의 모든 행사가 끝나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운동장에 쓰레기가 정말 많았는데, 자원봉사잘들뿐만 아니라 각 단위들의 회장단, 총 학생회 부원들 등이 볼멘소리 하나 없이 묵묵히 치우고 정리하는 모습에서 많은 학생들이 항공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느꼈다.

 

 돌아보며

 

  먼저, 축제를 위해 같이 노력을 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행사를 주최하는 입장에서는 재미도 중요하지만 안전사고 없이 축제를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큰 사고 없이 끝난 작년 대동제는 안전 문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또한, 어디에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축제 기간 내내 적당한 온도, 적당한 바람, 적당한 습도 등이 어우러져 활동하기 편한 날씨가 계속된 것에도 감사드린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들도 존재하였다. 첫째, 다행히도 안전사고는 없었찌만, 항대존 입구가 좁아 학우들이 한꺼번에 이동할 때, 위험한 순간들이 많았다. 애초에 항대존 입구를 좁게 만들어 놓은 총학생회의 잘못도 있겠지만 충분히 두 줄로 이동할 정도는 되었다는 점에서 학우들이 조금 더 차분하게 질서를 맞추어 입장과 퇴장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우리 학교 학생들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외부인이 항대존에 진입하고자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대동제는 한국항공대학교의 축제다. 비약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우리 학교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진행되는 행사라 해도 무방하다. 이러한 행사에서 항공대학교 학생들이 외부인 보다 무디를 앞에서 즐기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다. 공연을 즐기고 싶은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되나 자신의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축제의 일정이 모두 끝난 후 무분별하게 쓰레기가 버려져 있던 점도 앞으로 개선해야 한다.

 

 나아가야 할 점들도 분명히 보였지만 필자에게는 즐겁고 흥겨웠떤 면들이 더 돋보였던 '항공 大 잔치'이다. 앞으로도 학교 대동제가 재미있고 안전하게 개최되기를 바란다.

 

2018년 한국항공대학교 축제 공지 게시물

작성자: 항공물류전공 18학번 권동빈

댓글